누가 내 방을 궁금해하겠냐만은..
간헐적인 발작이라고 해야하나... 새해 맞이, 신년 계획 같은 건
어제와 같은 오늘이고 오늘과 같은 내일일 것이니, 별 기대도 다짐도 안하리라.. 하고 산 것이 몇년 째인지도 기억나지 않을 정도라서 나몰라라 하고 있으나..
해가 바뀌고 정초가 되면 꼭 주기적으로 온 몸이 쑤시면서 뭔가를 들어엎지 않으면 못 견디는 병이 있습니다.
이건 병인 게 분명해요. <뭔가를 사 갖고> 기존에 있던 것들을 <다 버리고> 새로 채우지 않으면
못 견디겠어서 진짜 발작을 하거든요.
3년 전에 그걸 못해서 미쳐갖고 몇백만원(크레스티드 게코 6마리와 레오파드 게코 두마리와 사육 용품들)을 질러버리는 짓도 했기 때문에 십만원 대의 비용으로 간소하게 액막이를 해야만 합니다..
신년 맞이 조증 증세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혹은 노처녀 히스테리일지도....
음력 새해 시작에는 대청소지
쪽방에서 생활하고 있는 처지라 대청소라고 해봤자 뭐 있겠나- 싶어서 돌아봤더니
2평의 좁아 터진 방에 구체관절 인형 40체에 크레스티드 게코 4마리에 몬스테라 화분과 스파트 필름, 스투키 수경 제배 병들에 책이 400권, 책상에 의자까지....
지진나면 물건에 깔려 죽기 좋은 방이라 면적이 좁아도 청소가 필요한 곳은 팔만평...
매일매일 청소하는 방법은 전체를 한번에 다 하는 것이 아니라, 섹션 별로 구분해 가며 매일 돌아가면서
한 곳 씩 청소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하루는 책장, 하루는 책상 아래, 하루는 침대 틈 사이, 이런 식인 것이지요.
영원히 청소만 하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합리한 공포심이 밀려옵니다..
벽도 놓칠 수 없다
한창 레진 아트 연습에 매진할 때,
UV레진과 크리스탈 레진도 분간 못하던 주제에, 이것 저것 몰드에 테스트를 하면서 생산해버린 찌끄래기들..
크리스탈 레진을 UV램프로 굽겠다고 설치면서
판매자 분께 진상 떨었던 기억이 아직도 흑역사로 남아 있습니다...
이것들은 누군가에게 선물하기에도 퀄리티가 떨어지고,
버리자니 돈이 아깝고, 어쩔까 고민하다가 벽에다 붙여버립니다.
어째 방을 청소할 때 마다 한 두개 씩 튀어나와서 지금도 계속 증식하고 있는 공포의 레진 오너먼트들....
시간이 지날수록 누렇게 변색되어 가고 있는데,
내열 유리 제품에서 많이 보이는 세피아 색을 좋아하는 저는 나름 만족하고 있습니다.
잡동사니 모두 모으기
그리고 결국 고민하다 고민하다 두 달 만에 지른 투명 아크릴 슬라이딩 트롤리!
변색한 레진처럼 누-렇고도 오렌지가 살짝 섞인 밝은 세피아 색입니다.
가격이 많이 비싼 편이라 고민하다가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을 보고 냅다 질러버린 올해 첫 액막이 템.
이전에 쓰던 트롤리는 3단에 화이트 컬러 매쉬 망 트롤리였는데, 트레이가 깊지 않아서 부피가 큰 물건은 자주 넘치고 떨어지기에
아예 깔끔하게 안은 보이면서 물건들을 세분화해서 넣을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다이어리, 책과 필기구들, 굴러다니는 용도를 못찾은 파우치 등을 모두 수납해서 넣을 수 있습니다.
옆으로 툭 쳐서 바로 열 수 있어서 물건을 찾고 꺼내기도 아주 편리합니다. :)
만약 내 인생에 쿠팡이 없었다면... 상상도 하기 싫습니다.
음! 잘 샀어!
청소 후에는 당 충전
물론 경계성 당뇨 주의 초기인 저에게는 가당치도 않은 소리지만. .그래도 단 것은 옳다고..!!
당뇨가 아니라면 보통 사람에게서 혈당은 그리 쉽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네.
당신의 피에서 떨어진 적이 없어요. 그 당은 ㅎㅎㅎ.......
건강 식품 붐과 함께 코로나도 터지면서 짧은 시간 동안 크리스피크림 도넛이 많이 철수했습니다.
그런 연유로.... 용산이나 명동 쯤에나 나가야지 볼 수 있는 귀해진 그 이름...
덕분에 저는 명동에 나들이 가거나, 특별한 날 선물로만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와중에 설탕에 절인 탕후루가 인기 타면서 좀 짜증이 나고요... 하지만 이미 떠난 크리스피는 내게 다시 돌아오지 않아....
모처럼 선물 받은 오리지널 글레이즈드를 먹기 위해 침대로 숨 참고 바로 따이브!
원채 얼죽아 파라서(얼어죽은 아이스 아메리카노)
늘 얼음만 먹는데도 오리지널 글레이즈드는 왠지 뜨끈한 커피와 먹고 싶어져요.
쫀득한 식감과 혀 위에서 녹는 것이 촉감으로 느껴지는 크리스피는 정말 각별합니다. ( ' 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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