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동등하게 서로를 파트너라고 부른다,
서로를 존중한다 뭐 어쩌고 저쩌고
실상은 모르겠고, 미국식 수평 직무 문화를 전파하고 싶은 건 알겠는데
이미 나온 마당에 그딴 거 알게 뭡니까, 전 '직원'이라고 표기하겠습니다.
파트 별로 나눠져 있다 해도 일련의 생산 동작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 보니
그리고 피를 보는 자는 무조건 신참이야.
수많은 예시 중에 가장 노골적인 사건을 하나 짚자면
저기.. 앞으로는 너희끼리 싸워서 이긴 놈이 시키는 대로 할 테니까,
업무지시 사항과 상세 내용을 합일부터 해줄래?
물론 연차 그딴 거 걷어차고
자기 마음에 안 드는 업무 방식에 태클을 거는 사람도 없진 않습니다.
차라리 '모두까기 인형'인 직원은 모두에게 평등한 매뉴얼 우선주의인 데다,
선긋기가 확실해서 자기 일은 열심히 하고
남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신념의 소유자라서
무슨 지적을 하던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 있지만요.
우리는 해도 되지만 넌 안되고
우리는 안 해도 되지만 넌 해야 돼
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어? 이거 뭔가 되게 익숙한데....
그 유명한 가스라이팅 아니야?
겪고 나서야, '아 이거구나.' 했지요. ^_^
난 또 뭔가 했네요.
정확하게 어떤 부분에서 텃세라 느꼈는지는 안 써주셨더라고요.
물론 제가 써놓은 것도 그분들이 느낀 것의 극히 일부분이겠지요..
하고 싶지만 못한 이야기가 얼마나 많았을까,
백번 이해합니다. 어휴...
아예 2층에 별도의 출구가 있음에도
컨디먼트바(쓰레기통과 티슈, 파우더와 시럽 등이 위치하는 서비스 바-로 부르는 물체)를
과감하게 아예 있었다 해도 없애거나, 처음부터 두지 않아서
손님이 반드시 자신이 먹은 모든 것을 들고 1층으로 내려오게 만들거나,
쌓이면 무거운 데다가
수시로 드나들면서 신나게 어지르는 손님들이 계속해서 쌓는 식기들을
직접 들고 나르지 않아도 되도록 '트롤리'(식기를 싣는 용도의 수레)를 운용하기도 하고,
아예 컨디먼트바를 개조해서 브로몰드 바트(갈색의 플라스틱 사각통)를 놓아서
손님부터 식기와 쓰레기를 아예 분류해서 두고 가도록 유도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많은 바리에이션이 있다고?
네.
근데 내가 있는 곳은 그걸 안 해.
인간이 가장 싸고 흔한 자원이거든.
매장 구조의 문제도 분명하지만
근무지 뽑기 운이 안 좋으면
2층을 오르내리면서 20분마다 10킬로그램 분량의 바트로 식기를 나르거나
고연차들이 뺑끼치느라 CS파트를 돌 때 진즉 비웠어야 할 오수통을
신참이 죽기 살기로 들고 내려오고 비워서 다시 가져다 놓는
짓을 해야 하는 겁니다.
아, 그리고 또
마감 타임 동안에는 1시간 안에 1, 2층의 모든 바닥을 쓸고 닦는데,
총 80평에 달하는 공간 안의 모든 의자와 테이블과 집기들을 다 옮겨야 한다는 점도
손목 박살의 원인에 지대한 원인을 제공했겠습니다.
아 무릎이 아픈 것은 덤입니다. 저 쪽 자리 ㅅㅂ새끼가 보내셨습니다. ^_^
테이블이 60개, 의자는 그에 최소 두 배수이니까....
대략 한 20년 전 학창 시절,
주번을 몰이당한 왕따 학생이 한 반에 40명씩 들어가는 교실의 책걸상을
오롯이 혼자서 앞으로 밀었다 뒤로 밀었다 해가며 빗자루질과 대걸레질을 해대던
그런 모습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그리고 그 짓 두 달이면 저처럼 손목에 깁스를 차게 될 겁니다. ^_^
아 참! 퇴사 과정도 순탄치 않습니다.
물론 내가 배 째라 무단 결근해 버리면 될 문제지만,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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